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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Used and Refurbished.

Mathaphor 2016. 8. 19. 19:50
국내에서 이름난 불박기 리셀러 중의 한명의 블로그를 꽤 자주 방문하며 구경한 적이 있다. 사실, 내가 처음 불박기를 알게 된 것도, 내가 배우는 공방의 강사님이 그 사람에게 직접 가서 불박기를 사오게 되면서였다.

그 분 불박기 '전문가'로 이름나 있고, 명성에 맞게 많은 거래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본인이 다 손보고 고쳐서 파는 것이라고 광고하고, 따라서 당연히 비싼 가격을 받는 것인 줄 알았다.
그런데... ㅎㅎ 그냥 사온 것들도 많다는 것을 얼마 전에 알게 되었다.

'사용하기 편하게 디지털방식으로 바꿔 놓은 제품입니다',  '사용하기 편하게 이리저리 해 놓은 제품입니다'라고 올리고 팔면..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당연히 판매자 본인이 한 것으로 착각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다시 잘 보니 주어가 없다. ㅋㅋㅋ 리퍼비쉬 해 놓은 것을 사다 판 것이다. 어떻게 알았냐면?
이베이에서 똑같이 리퍼비쉬하는 미국인 리셀러를 알게 됐다.  ㅎㅎ 게다가 그는 엄청 저렴하게 판다. 황당했다.

1. 미국에서 리퍼비쉬 된 불박기를  a원에 사온다.
2. 한국에서 리퍼비쉬 된 불박기를 '다 고쳐놓은 제품입니다!'하고 3a원에 판다.
3. 와, 쉽다. 

a원에 사온 기계는 보통 2a원(두배정도)에 팔린다. 물론 배송료, 세금 등이 있으므로 2a원에 파는 것을 나는 폭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3a원에 파는 것은... 게다가 직접 손본 제품도 아닌 것을 본인이 품을 들여 한 것처럼 싹 포장해서 3a원에 파는 것은 폭리아닌가?

암튼.. 각설하고..

킹슬리, 프랭클린 등의 불박기는 사실 단종된 지 최소한 20년정도씩 된 제품이다.(킹슬리가 지금도 생산되는 모델이 있지만 그건 열외)
보통은 50~70년된 제품이다. 미국의 불박기 전성기는 1940~1960년대 정도니까.
 그런데, 그런 제품을 미국 셀러나 한국셀러가 말끔하게 손보고 새 것처럼 만들어 판다.
이런 제품은 Refurbished라고 한다. 수집가의 입장에서 보면, 쒯이다. 고려청자가 이가 좀 빠지고, 색이 변했고 까졌다고, 싹 수리해서 새것처럼 해 놓으면...  그게 가치가 있겠는가? 암튼 나는 그런 제품은 좋아하지 않는다.

하여간  이베이에서는 New(새것) / Used(중고) / Seller Refurbished(판매자가 고쳐놓음) / Refurbished(암튼 고쳐놓음) 등등으로 명확히 구별해서 판다.
 문제는 우리 구매자들이 그 구분을 잘 하지 않고, 덕분에 리퍼비쉬된 것이나 깨끗한 중고를  '새 것'이라며 비싸게 파는 놈들이 있다는 데에 있다.
만들어진 지 50년된 새상품이라니??

 물론 물건만 쌔끈하다 해서 좀 비싸게 파는 것은 용납할 만하다...
 그런데, 파는 사람이 알아서 그러는 건지 몰라서 그러는 건지.. 새건지, 중곤지, 새것처럼 고쳐놓은 건지... 정품인지, 짝퉁인지 구별도 못하고 팔면 말이되는가? 이해가 안된다. 차라리 모르면 모른다고 하고 파는 것이 낫다. 그럼 사는 사람도 모르고 사겠지. 최소한 잘 못 알고 사지는 않는단 말이다.

 킹슬리가 단종이 되서 부품도 구하기 힘들고, 비싸고.. 하시는 분들이 있다.
 사실.. 킹슬리 부품.. 지금도 생산 잘만 된다. ㅋㅋㅋ 미국에서 여러 전문가님들이 사제로 생산해 내고 있다. 본인의 작업실에서, 집에서..
(물론 중고기계에서 빼온 '순정품' 킹슬리 부품도 있다.)

 대부분 우리나에서 쌔끈한 모양으로 거래되는 킹슬리는 그렇게 리퍼비쉬된 것이다. 대부분 오리지날이 아닐 것이다.
 받침 나무판은 쌔끈한 놈들은 거의 교체된 것이라고 보면 된다. 히터, 핸들, 호일거치대 등등도 대부분 리셀러들이 직접 제조한 '정품'은 아닌 부품으로 교체된 것이다.
 와~ 생산된 50년 된 제품인데 이렇게 깨끗해요??? 라는 생각이 드는 제품은 사실 다 사제 부품으로 교환된 것이다.
뭐 이런 것 까지 만들어..?? 할 만한 것을 미국 덕후들은 만들어 낸다.  착각하지 말자.

 '아니, 어차피 사용하기 좋게 만들어 놓으면 좋은 거지 뭘 따지냐?'라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그런 사람은 그냥 하워드를 사는 것이 맞다. (사실 하워드 중고가와 킹슬리 중고가는 이베이에서 거의 같다. 한국에서만 차이가 난다.)
 즉, 킹슬리를 사는 대부분의 사람은 불박기 기능보다는 클래식한 외관, 빈티지의 가치 등등 때문에 사는 거지 사용하기 편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가격이야 엿장수 맘이지만... 오리지날이 아닌 것을 오리지날로 알고 사고 팔면... 
공방에서 만든 에르메스 스타일가방을 에르메스 정품으로 알고 사고 파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한다.
 하여간 뭔가 좀.. 알고 사고 팔자. 속이지 말자.